핵의학분자영상은 표적 단백질, 효소 및 다양한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추적자의 체내 동태를 바탕으로 생체 세포 수준 혹은 세포 이하 분자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시각화, 정량화, 특성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서 그 동안 질병의 진단뿐만 아니라 생물·생리·생화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와 같은 개념과 용도는 자연스럽게 신약의 기전/개념증명, 치료반응 및 독성평가와 같은 PD 연구로 확장되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의 표적관여를 약물투여에 따른 임상적 개선과 연결 짓는 연구가설의 증명, 특정 표적으로의 관여와 임상시험의 결과지표(clinical trial endpoints)를 연결 짓는 작용개념의 증명에도 특히 유용하다. 생체에서 바이오마커 및 서로게이트 마커 평가지표의 변화를 약물투여 전후에 평가하여 치료효과 또는 임상시험의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고, 투여량에 따른 효과의 크기변화를 용량반응관계로 정의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투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어 신약개발을 고속화한다. 동일한 방법과 절차를 비임상과 임상에 함께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연구결과를 임상연구로 전환하는 중개연구에 큰 장점을 가지며, 새로 개발된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가능성을 조기에 평가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막아준다.
약력학 평가에서 영상 바이오마커의 역할
영상 바이오마커는 ‘객관적 측정의 척도이며 정상적인 생물학적 현상, 병리학적 현상 또는 치료반응의 평가지표’로 정의된다. 따라서 영상 바이오마커는 임상시험의 결과지표로서 약물의 임상적 유효성, 효용성 및 부작용 등에 대한 결과변수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18F-FDG는 방사성추적자로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뇌포도당대사 및 약물투여에 의한 변화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반면, 11C-PIB는 영상 바이오마커로서 신경퇴행성 병리를 직접 설명하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표적이 되고 있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측정하는데 사용된다. 11C-PIB는 베타 아밀로드에 높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표적으로 한 약물의 투여에 의한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의 변화를 반영하므로 이 약물의 임상시험에서 영상 바이오마커로 이용된다.
신약개발 절차의 초기단계에서 수행되는 개념증명 연구에서는 약물의 투여에 의한 변화가 질병의 치료와 유관한 작용기전에 부합하는지, 또는 약물이 임상적 유효성 및 효용을 평가하는데 직접적으로 개념증명 연구의 결과물을 이용할 수 있는지 동시에 평가한다. 예를 들어, 도파민 D2 수용체에 대한 PET 연구에서 확립된 약물의 도파민 D2 수용체 점유율과 조현병에 대한 치료효과의 관계는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의 조현병에 대한 작용개념을 증명하며 이 결과는 새로운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의 투여용량을 결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NIH Imaging Biomarkers and Surrogate Endpoint Working Group은 현재 임상시험에 사용될 수 있는 영상 바이오마커를 용도에 따라 질병의 자연스러운 진행경과를 관찰 하는데 사용되는 type 0, 임상시험의 결과지표와 무관하게 약물투여에 의한 치료효과를 관찰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type 1, 임상시험의 결과지표로 약물투여에 의한 치료효과를 관찰하는데 직접 사용할 수 있는 type 2(이 경우 영상 바이오마커의 측정결과 변화는 약물의 임상적 유효성을 직접 대변한다)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약물의 임상시험에서 영상 바이오마커는 신중히 선택되어야 한다. 즉 비임상 연구를 거쳐 질병의 기본적인 기전을 평가하는데 직접적인 자료로 사용되어야 할뿐 아니라 질병의 기전 변화가 약물투여와 인과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방사성추적자가 영상 바이오마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밀한 설계에 따른 입증연구가 사전에 수행되어야 한다.
약력학 영상을 이용한 약물의 기전증명 및 개념증명
신약개발과정에서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의 기전증명(proof-of-mechanism, PoM)과 개념증명(proof-of-concept, PoC)에서 큰 장점이 있다. PoM과 PoC를 구분짓는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자 및 저자들은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평가하는 비임상시험 단계와 초기 임상시험 단계의 과정으로 구분지어 사용하고 있다. 약물을 인체에 투여하기 전 주로 실험동물을 이용해 수행되는 PoM에서는 약물이 수용체 및 효소와 같은 표적과 상호작용하며 결과적으로 연구자가 의도한 형태의 생리적 변화를 유도하느냐에 관심을 둔다. PoC에서는 인체투여의 초기 단계(임상1상 및 임상2a상)에서 투여된 약물이 연구자가 의도한 임상적 유효성을 나타내 보는지, 또는 이를 바탕으로 치료효과 유도에 적합한 투여량은 얼마인지를 평가한다. PoM/PoC 단계에서 영상 바이오마커의 선정이 특히 중요하며 PoC 단계에서는 서로게이트 마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상 바이오마커가 사용되어야 한다. PoM과 PoC는 모두 약물 투여에 따른 영상 바이오마커의 결합지표(영상 바이오마커의 결합능, 또는 분포용적) 변화를 바탕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대상만 다를 뿐 연구의 절차는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PoM에서는 실험동물을 이용해 기저조건과 약물투여 조건 각각에서 영상 바이오마커의 결합지표를 측정하는데 연구자가 의도한 형태의 생리적 변화가 영상 및 결합지표의 정량지수에 반영되는지 평가한다. PoC에서는 약물의 투여량을 체계적으로 설정하여 증량 투여하고 결과적으로 용량반응관계식을 추정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한다.
투여된 약물의 ADME(흡수(Absorption), 분포(Distribution), 대사(Metabolism), 배설(Excretion))는 PK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시간에 따라 약물의 분포와 농도가 조직 또는 장기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뿐만 아니라, 특정 병변부위에서의 PK도 신약개발의 관심의 대상인데,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PK 연구에서는 이를 위해,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투여한 후 전신 혹은 표적 장기를 중심으로 동적 영상을 얻는다.
신약후보물질의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해 약물(임상시험용 의약품, 신약후보물질)의 PK를 평가하기 전 약물의 방사성동위원소 표지가능성을 우선 판단한다.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은 모물질과 동일한 화학적, 약리적 특성을 가져야 한다. 모물질의 화학적, 약리적 특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데는 11C(반감기 = 20.4 분)를 이용한 표지가 대체적으로 유리하나, 약물이 불소(fluorine)를 포함하고 있을 경우18F(반감기 = 109.7 분)를 이용한 표지도 가능하다. 18F은 다른 방사성동위원소에 비해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생체분포를 오랫동안 관찰할 필요가 있는 약물의 PK 연구에 적합하다. 이외에 15O(반감기 = 2.1 분), 13N(반감기 = 10.0 분), 68Ga (반감기 = 67.6 분) 등을 이용한 표지도 고려될 수 있다.
체내 투여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이 대사되면서 모물질 뿐만 아니라 방사성동위원소가 표지된 대사물질 대사물질로부터 나오는 신호도 PET 또는 SPECT 영상에 반영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 비임상 연구를 통하여 대사물질을 파악하고 가능하다면 약리적 활성 대사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하여 연구에 사용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사후에 HPLC 등을 이용해 모물질과 대사물질의 분획을 분석하여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참고해야 한다.
약동학 영상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체내 투여하고 반복적으로 특정 조직, 장기 또는 전신의 PET 또는SPECT 영상을 얻으면 시간에 따른 약물의 생체 분포를 영상화, 정량화하기 위한 데이터로 이용할 수 있다. PK 연구에서 PET 또는 SPECT 영상의 획득 시점과 영상획득 시간은 약물의 투여경로, 약물의 표적 조직 또는 장기, 대상(실험동물, 사람), 혈장 PK, 방사성동위원소의 물리적 반감기 등을 고려하여 사전에 신중히 결정되어야 하며, 최적의 영상획득 시점과 시간을 결정하기 위해 사전에 영상획득 조건을 조절하기 위한 예비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이 정맥주사로 투여 될 경우 정맥주사와 동시에 영상획득을 시작하고, 초반에는 촘촘한 간격으로 후반부에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간격을 두고 영상이 얻어지도록 설정하는게 일반적이다. 약물에 표지되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짧은 만큼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 투여 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조직·장기 약동학의 영상 분석
새로운 약물의 초기 PK 연구에서 약물의 표적 조직 또는 표적 장기만을 대상으로 영상 데이터를 얻게 되는 경우는 드문데, 전신 주요장기 분포 및 농도변화와 배설경로 파악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전신 주요장기 PK 평가가 끝난 뒤 약물의 표적 조직 또는 장기로 범위를 좁혀 PK 연구를 반복한다. 예를 들어, 중추신경계 신약의 PK 평가에서, 전신주요 장기 PK 및 배설경로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고 나서 표적 장기인 대뇌조직에 대한 PK 연구를 수행한다.
시간농도곡선은 연구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조직 또는 장기에서 측정된 투여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의 농도를 시간에 따라 나열한 곡선을 말한다. 시간농도곡선을 작도하기 위해 영상에서 조직 또는 장기를 구분 짓는 과정이 필요한데 부분적인 영역만 선택하는 경우와 조직 또는 장기 전체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방법에 따라 약물의 PK는 큰 차이를 나타내 보일 수 있는데, 전자는 특정 조직 및 병변의 구획에서 관찰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의 섭취 정도를 평가할 때, 후자는 병변이 포함된 장기를 하나의 구획으로 보고 PK를 평가할 때 적용된다. 같은 맥락에서, 약물의 농도는 방사선 농도를 표준섭취계수(standardized uptake value, SUV) 및 장기당 주사분획(percent injected dose per organ, %ID/organ)으로 바꿔 줄 필요가 있다. SUV에는 농도를 측정하고자 하는 조직, 장기 또는 병변의 부피를 설명하는 별도의 항이 없기 때문에 조직 및 병변의 구획 단위에서 PK를 평가하고자 할 때 사용하고, %ID/organ은 대상 장기에 분포하는 약물의 양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조직, 장기 또는 병변의 부피 단위로 PK를 평가하고자 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영상 데이터로부터 약동학 파라메터의 산출
체내 투여된 약물의 생체 분포는 재구성된 영상을 이용해 시각적인 평가를 통하여 약물의 대략적 분포를 알 수 있으며, 전신 영상은 약물의 주요장기 분포 또는 배설경로를 보여준다. 그러나 시각적 평가는 정량성에 제한이 있으므로 시간농도곡선을 이용해 PK 파라메터를 산출하여 조직, 전신 주요장기 및 병변에서 약물의 PK를 정의한다.
최고농도(Cmax)
Cmax는 투여된 약물의 농도가 최고점에 도달하였을 때의 농도이다.
최고농도 도달시간(Tmax)
Tmax는 투여된 약물의 농도가 최고점에 도달한 시간이다.
곡선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
AUC는 투여된 약물이 나타내 보인 시간농도곡선의 면적이다. 약물 투여 후 누적되는 약물의 양을 의미한다.
반감기(T1/2)
T1/2는 투여된 약물의 농도가 절반의 농도로 낮아지는데(제거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시험
마이크로도스 시험이란 100 µg 미만 그리고 치료 효과를 나타내 보이는 용량의 1/100 미만의 약물을 인체 투여하는 탐색적 시험이다.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PK 연구는 마이크로도스 시험의 개념에 부합하는데, 높은 비방사능의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사용기 때문에 AMS(accelerated mass spectrometer)와 LC-MS/MS(liquid chromatography-tandem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시험과 달리 높은 예민도에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고, 혈장뿐만 아니라 조직의 약물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 유리하다.
약물 개발의 시작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약물투여 후 약물의 혈장농도에 뿐만 아니라 배설경로를 포함한 전신 주요장기 분포 및 표적관여(target engagement)에 큰 관심을 갖는다. 배설경로 및 분획과 약물의 전신 주요장기 분포는 약물의 잔류,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 또는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표적관여는 약물의 작용과 그에 따른 효능을 예측하는데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하므로 약물의 개발가능성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일례로, 사람의 뇌는 조직을 채취하거나 직접 접근하는데 제한이 따르므로 농도와 약물 투여에 따른 효과를 평가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는데,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PK 연구 방법론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의 비침습적으로 투여된 약물의 전신 주요장기 분포, 배설경로 및 표적관여를 시각적으로,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양한 생체 영상이 신약의 탐색과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PET, SPECT와 같은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하면, 신약의 탐색과 개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생체 분자영상기술은 약물의 분포와 효과를 생체가 아닌 체외 환경에서 시험하면서 생기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조직을 손상하거나 개체를 희생시키지 않고 동일개체에서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험하려는 약물의 체내 분포 또는 작용의 시각화, 정량화는 신약개발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킨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신약후보물질의 약동학(pharmacokinetics, PK) 및 약력학(pharmacodynamics, PD) 평가에 큰 장점을 갖고 있으며 비임상단계에서부터 중개연구와 임상시험까지 활용의 폭이 넓다.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시험 개체(실험동물 또는 사람)에 투여한 다음 PET 또는 SPECT를 이용해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의 위치와 농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정량화하면, 필수적인 PK 파라메터를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전신 주요장기에서 약물의 PK(주요장기 분포, 배설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체 조직에서 약물의 농도와 농도에 따른 효과를 직접 평가할 수 있어 기존의 방법론이 가진 문제점을 뛰어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저분자 합성신약뿐만 아니라 항체, 펩티드, 핵산, 세포 등 바이오신약 또는 나노약물전달체의 PK 연구에도 핵의학분자영상이 이용된다.
PET 또는 SPECT와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약물을 이용한 PK 연구는 마이크로도스 시험(microdosing)의 개념에 부합하는데, 최근 들어 신약후보물질의 PK/PD 평가를 위한 탐색적 임상시험에 PET과 SPECT를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시험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임상시험 초기(임상 0상 또는 1a상)에 약물의 약리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인체에서 직접 얻게 되어 신약개발의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의 기전 및 개념증명, 용량반응관계 평가를 이용한 용량결정, 치료반응 및 효능 평가와 같은 PD 연구에도 큰 장점을 발휘하며, 이러한 효용성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의 약효평가에서 특히 잘 나타난다. 일례로, 사람의 뇌는 조직을 채취하거나 직접 접근하는데 제한이 따르므로 표적조직인 뇌에서 약물의 농도와 약물 투여에 따른 효과를 평가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으나, PET 또는 SPECT가 신약개발에 활용된 이후부터 중추신경계 약물의 농도와 농도에 따른 효과를 뇌 조직에서 직접 평가할 수 있게 되어 약물의 작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약리학을 평가하는데 사용하였던 혈장농도 기반 PK/PD 평가기술은 혈장에서 평가한 약물의 농도를 이용하여 약물투여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핵의학분자영상은 신약후보물질의 PK/PD 연구에 적합한 도구로서 기존에 약리학을 평가하는데 사용되어 왔던 기술들의 문제점을 극복하여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여준다.
신약의 연구와 개발은 신약후보물질의 발견 단계로부터 비임상, 임상시험 단계를 포함해 신약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을 거친 신약으로서의 품목허가를 목표로 한다. 한 개의 신약이 개발되는데 필요한 비용은 1조 원, 신약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는 데는 15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영상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분자영상기술이 신약개발에 도입되어 기존의 방법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약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생체 분자영상기술의 종류와 특성은 다음 표와 같다. 각각의 도구마다 서로 다른 특성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단계에 적합한 도구가 선택되어 이용된다.
기술
방사 스펙트럼
공간 해상도
표면 깊이
시간 해상도
민감도
프로브의 투여량 단위
정량성
활용·특성
양전자방출단층촬영 (PET)
고에너지 감마선 ( ϒ -ray)
1-2 mm
제한 없음
초
10-11-10-12 mole/L
ng
+++
높은 민감도
방사성동위원소 치환
정량적 중개연구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 (SPECT)
저에너지 감마선
1-2 mm
제한 없음
분
10-10-10-11 mole/L
ng
++
바이오마커 프로브의 다양성
다중 프로브 영상
정량적 중개연구
생물 발광영상 (bioluminescence imaging)
가시광선
3-5 mm
1-2 cm
초
~10-15-10-17 mole/L
µg ~ mg
+ ~ ++
높은 민감도, 신속성, 용이성, 저비용
형광영상 (fluorescence imaging)
가시광선 근적외선
2-3 mm
< 1cm
초
~10-9-10-12 mole/L
µg ~ mg
+ ~ ++
높은 민감도, 생체 또는 사체 세포에서 형광색소 검출
자기공명영상 (MRI)
전자파
25-100 µm
제한 없음
초
10-3-10-5 mole/L
µg ~ mg
++
높은 공간 해상도, 형태학적, 기능적
전산화단층촬영 (CT)
엑스레이(X-ray)
50-200 µm
제한 없음
분
-
-
-
뼈, 종양영상, 해부학영상
초음파
고주파음
50-500 µm
mm
초
-
µg ~ mg
-
실시간, 저비용
핵의학분자영상은 기본적으로 시험하고자 하는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프로브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공간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정량성이 좋아, 다른 도구에 비해 PK 평가에 월등한 장점을 가지며 조직 또는 장기 PK 및 바이오마커 지표 평가가 가능하다. 최근 개발된 PET 또는 SPECT 하이브리드 시스템(PET/CT/MRI, SPECT/CT/MRI 등)은 신약개발의 비임상시험 단계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핵의학분자영상이 신약개발에 활용되는데 있어 가장 큰 효율을 나타내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개발 단계는 PK 및 PD 평가(비임상 시험단계, 임상 0-2상 시험단계)이다.
PK 평가는 약물의 생체 내 동태를 파악하여 약물의 개발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 반드시 필요한 단계이다. 현재까지 약물의 PK를 평가하는 데는 혈장농도 평가 방법론이 주요했다. 혈장농도 평가 방법론은 그 동안 약물의 제형결정, 투여경로 결정, 용량결정, 투약기간 설정 등을 위한 자료를 얻는데 사용되어 왔다. 여기에는 혈장의 약물농도는 조직의 약물농도와 선형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약동학적 동질성(kinetic homogeneity)” 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약물의 투여와 그에 따른 혈장농도와 조직농도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조직의 약물농도는 혈장의 약물농도가 최대에 이르고 난 뒤 시간간격을 두고 최대농도에 이르게 된다. 나아가 약물투여와 약물투여의 효과를 연결 짓는 데는 다양하고 불특정한 요소들이 관여하게 되므로 혈장농도를 바탕으로 조직의 약물농도와 약물투여의 효과를 설명하는 기존의 방법론은 유의한 정도의 오류와 오차를 감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경우에서 약물의 효과는 혈장농도가 아닌 조직농도 또는 시간에 따른 주요장기에서의 약물 농도변화와 더욱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투여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는 여러 요소(조직 PK, 바이오마커 등)를 생체 조직 또는 장기에서 직접,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혈장농도 평가 방법론을 이용한 PK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에 더하여, 핵의학분자영상은 진단 목적의 영상기법으로 발달하여 바이오마커 지표 평가에 특화되어 있기도 하므로 PD 평가 및 PK 정보를 이용한 PK/PD 모델링에도 이용될 수 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표적 단백질, 효소 및 다양한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추적자의 체내 동태를 바탕으로 생체 세포 수준 혹은 세포 이하 분자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시각화, 정량화, 특성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서 그 동안 질병의 진단뿐만 아니라 생물·생리·생화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와 같은 개념과 용도는 자연스럽게 신약의 기전/개념증명, 치료반응 및 독성평가와 같은 PD 연구로 확장되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의 표적관여를 약물투여에 따른 임상적 개선과 연결 짓는 연구가설의 증명, 특정 표적으로의 관여와 임상시험의 결과지표(clinical trial endpoints)를 연결 짓는 작용개념의 증명에도 특히 유용하다. 생체에서 바이오마커 및 서로게이트 마커 평가지표의 변화를 약물투여 전후에 평가하여 치료효과 또는 임상시험의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고, 투여량에 따른 효과의 크기변화를 용량반응관계로 정의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투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어 신약개발을 고속화한다. 동일한 방법과 절차를 비임상과 임상에 함께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연구결과를 임상연구로 전환하는 중개연구에 큰 장점을 가지며, 새로 개발된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가능성을 조기에 평가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막아준다.
약력학 평가에서 영상 바이오마커의 역할
영상 바이오마커는 ‘객관적 측정의 척도이며 정상적인 생물학적 현상, 병리학적 현상 또는 치료반응의 평가지표’로 정의된다. 따라서 영상 바이오마커는 임상시험의 결과지표로서 약물의 임상적 유효성, 효용성 및 부작용 등에 대한 결과변수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18F-FDG는 방사성추적자로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뇌포도당대사 및 약물투여에 의한 변화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반면, 11C-PIB는 영상 바이오마커로서 신경퇴행성 병리를 직접 설명하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표적이 되고 있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측정하는데 사용된다. 11C-PIB는 베타 아밀로드에 높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표적으로 한 약물의 투여에 의한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의 변화를 반영하므로 이 약물의 임상시험에서 영상 바이오마커로 이용된다.
신약개발 절차의 초기단계에서 수행되는 개념증명 연구에서는 약물의 투여에 의한 변화가 질병의 치료와 유관한 작용기전에 부합하는지, 또는 약물이 임상적 유효성 및 효용을 평가하는데 직접적으로 개념증명 연구의 결과물을 이용할 수 있는지 동시에 평가한다. 예를 들어, 도파민 D2 수용체에 대한 PET 연구에서 확립된 약물의 도파민 D2 수용체 점유율과 조현병에 대한 치료효과의 관계는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의 조현병에 대한 작용개념을 증명하며 이 결과는 새로운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의 투여용량을 결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NIH Imaging Biomarkers and Surrogate Endpoint Working Group은 현재 임상시험에 사용될 수 있는 영상 바이오마커를 용도에 따라 질병의 자연스러운 진행경과를 관찰 하는데 사용되는 type 0, 임상시험의 결과지표와 무관하게 약물투여에 의한 치료효과를 관찰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type 1, 임상시험의 결과지표로 약물투여에 의한 치료효과를 관찰하는데 직접 사용할 수 있는 type 2(이 경우 영상 바이오마커의 측정결과 변화는 약물의 임상적 유효성을 직접 대변한다)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약물의 임상시험에서 영상 바이오마커는 신중히 선택되어야 한다. 즉 비임상 연구를 거쳐 질병의 기본적인 기전을 평가하는데 직접적인 자료로 사용되어야 할뿐 아니라 질병의 기전 변화가 약물투여와 인과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방사성추적자가 영상 바이오마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밀한 설계에 따른 입증연구가 사전에 수행되어야 한다.
약력학 영상을 이용한 약물의 기전증명 및 개념증명
신약개발과정에서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의 기전증명(proof-of-mechanism, PoM)과 개념증명(proof-of-concept, PoC)에서 큰 장점이 있다. PoM과 PoC를 구분짓는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자 및 저자들은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평가하는 비임상시험 단계와 초기 임상시험 단계의 과정으로 구분지어 사용하고 있다. 약물을 인체에 투여하기 전 주로 실험동물을 이용해 수행되는 PoM에서는 약물이 수용체 및 효소와 같은 표적과 상호작용하며 결과적으로 연구자가 의도한 형태의 생리적 변화를 유도하느냐에 관심을 둔다. PoC에서는 인체투여의 초기 단계(임상1상 및 임상2a상)에서 투여된 약물이 연구자가 의도한 임상적 유효성을 나타내 보는지, 또는 이를 바탕으로 치료효과 유도에 적합한 투여량은 얼마인지를 평가한다. PoM/PoC 단계에서 영상 바이오마커의 선정이 특히 중요하며 PoC 단계에서는 서로게이트 마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상 바이오마커가 사용되어야 한다. PoM과 PoC는 모두 약물 투여에 따른 영상 바이오마커의 결합지표(영상 바이오마커의 결합능, 또는 분포용적) 변화를 바탕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대상만 다를 뿐 연구의 절차는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PoM에서는 실험동물을 이용해 기저조건과 약물투여 조건 각각에서 영상 바이오마커의 결합지표를 측정하는데 연구자가 의도한 형태의 생리적 변화가 영상 및 결합지표의 정량지수에 반영되는지 평가한다. PoC에서는 약물의 투여량을 체계적으로 설정하여 증량 투여하고 결과적으로 용량반응관계식을 추정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한다.
투여된 약물의 ADME(흡수(Absorption), 분포(Distribution), 대사(Metabolism), 배설(Excretion))는 PK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시간에 따라 약물의 분포와 농도가 조직 또는 장기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뿐만 아니라, 특정 병변부위에서의 PK도 신약개발의 관심의 대상인데,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PK 연구에서는 이를 위해,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투여한 후 전신 혹은 표적 장기를 중심으로 동적 영상을 얻는다.
신약후보물질의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해 약물(임상시험용 의약품, 신약후보물질)의 PK를 평가하기 전 약물의 방사성동위원소 표지가능성을 우선 판단한다.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은 모물질과 동일한 화학적, 약리적 특성을 가져야 한다. 모물질의 화학적, 약리적 특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데는 11C(반감기 = 20.4 분)를 이용한 표지가 대체적으로 유리하나, 약물이 불소(fluorine)를 포함하고 있을 경우18F(반감기 = 109.7 분)를 이용한 표지도 가능하다. 18F은 다른 방사성동위원소에 비해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생체분포를 오랫동안 관찰할 필요가 있는 약물의 PK 연구에 적합하다. 이외에 15O(반감기 = 2.1 분), 13N(반감기 = 10.0 분), 68Ga (반감기 = 67.6 분) 등을 이용한 표지도 고려될 수 있다.
체내 투여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이 대사되면서 모물질 뿐만 아니라 방사성동위원소가 표지된 대사물질 대사물질로부터 나오는 신호도 PET 또는 SPECT 영상에 반영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 비임상 연구를 통하여 대사물질을 파악하고 가능하다면 약리적 활성 대사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하여 연구에 사용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사후에 HPLC 등을 이용해 모물질과 대사물질의 분획을 분석하여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참고해야 한다.
약동학 영상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체내 투여하고 반복적으로 특정 조직, 장기 또는 전신의 PET 또는SPECT 영상을 얻으면 시간에 따른 약물의 생체 분포를 영상화, 정량화하기 위한 데이터로 이용할 수 있다. PK 연구에서 PET 또는 SPECT 영상의 획득 시점과 영상획득 시간은 약물의 투여경로, 약물의 표적 조직 또는 장기, 대상(실험동물, 사람), 혈장 PK, 방사성동위원소의 물리적 반감기 등을 고려하여 사전에 신중히 결정되어야 하며, 최적의 영상획득 시점과 시간을 결정하기 위해 사전에 영상획득 조건을 조절하기 위한 예비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이 정맥주사로 투여 될 경우 정맥주사와 동시에 영상획득을 시작하고, 초반에는 촘촘한 간격으로 후반부에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간격을 두고 영상이 얻어지도록 설정하는게 일반적이다. 약물에 표지되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짧은 만큼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 투여 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조직·장기 약동학의 영상 분석
새로운 약물의 초기 PK 연구에서 약물의 표적 조직 또는 표적 장기만을 대상으로 영상 데이터를 얻게 되는 경우는 드문데, 전신 주요장기 분포 및 농도변화와 배설경로 파악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전신 주요장기 PK 평가가 끝난 뒤 약물의 표적 조직 또는 장기로 범위를 좁혀 PK 연구를 반복한다. 예를 들어, 중추신경계 신약의 PK 평가에서, 전신주요 장기 PK 및 배설경로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고 나서 표적 장기인 대뇌조직에 대한 PK 연구를 수행한다.
시간농도곡선은 연구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조직 또는 장기에서 측정된 투여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의 농도를 시간에 따라 나열한 곡선을 말한다. 시간농도곡선을 작도하기 위해 영상에서 조직 또는 장기를 구분 짓는 과정이 필요한데 부분적인 영역만 선택하는 경우와 조직 또는 장기 전체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방법에 따라 약물의 PK는 큰 차이를 나타내 보일 수 있는데, 전자는 특정 조직 및 병변의 구획에서 관찰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의 섭취 정도를 평가할 때, 후자는 병변이 포함된 장기를 하나의 구획으로 보고 PK를 평가할 때 적용된다. 같은 맥락에서, 약물의 농도는 방사선 농도를 표준섭취계수(standardized uptake value, SUV) 및 장기당 주사분획(percent injected dose per organ, %ID/organ)으로 바꿔 줄 필요가 있다. SUV에는 농도를 측정하고자 하는 조직, 장기 또는 병변의 부피를 설명하는 별도의 항이 없기 때문에 조직 및 병변의 구획 단위에서 PK를 평가하고자 할 때 사용하고, %ID/organ은 대상 장기에 분포하는 약물의 양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조직, 장기 또는 병변의 부피 단위로 PK를 평가하고자 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영상 데이터로부터 약동학 파라메터의 산출
체내 투여된 약물의 생체 분포는 재구성된 영상을 이용해 시각적인 평가를 통하여 약물의 대략적 분포를 알 수 있으며, 전신 영상은 약물의 주요장기 분포 또는 배설경로를 보여준다. 그러나 시각적 평가는 정량성에 제한이 있으므로 시간농도곡선을 이용해 PK 파라메터를 산출하여 조직, 전신 주요장기 및 병변에서 약물의 PK를 정의한다.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시험
마이크로도스 시험이란 100 µg 미만 그리고 치료 효과를 나타내 보이는 용량의 1/100 미만의 약물을 인체 투여하는 탐색적 시험이다.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PK 연구는 마이크로도스 시험의 개념에 부합하는데, 높은 비방사능의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사용기 때문에 AMS(accelerated mass spectrometer)와 LC-MS/MS(liquid chromatography-tandem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시험과 달리 높은 예민도에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고, 혈장뿐만 아니라 조직의 약물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 유리하다.
약물 개발의 시작 단계에서 연구자들은 약물투여 후 약물의 혈장농도에 뿐만 아니라 배설경로를 포함한 전신 주요장기 분포 및 표적관여(target engagement)에 큰 관심을 갖는다. 배설경로 및 분획과 약물의 전신 주요장기 분포는 약물의 잔류,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 또는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표적관여는 약물의 작용과 그에 따른 효능을 예측하는데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하므로 약물의 개발가능성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일례로, 사람의 뇌는 조직을 채취하거나 직접 접근하는데 제한이 따르므로 농도와 약물 투여에 따른 효과를 평가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는데,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PK 연구 방법론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의 비침습적으로 투여된 약물의 전신 주요장기 분포, 배설경로 및 표적관여를 시각적으로,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양한 생체 영상이 신약의 탐색과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PET, SPECT와 같은 핵의학분자영상을 이용하면, 신약의 탐색과 개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생체 분자영상기술은 약물의 분포와 효과를 생체가 아닌 체외 환경에서 시험하면서 생기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조직을 손상하거나 개체를 희생시키지 않고 동일개체에서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험하려는 약물의 체내 분포 또는 작용의 시각화, 정량화는 신약개발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킨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신약후보물질의 약동학(pharmacokinetics, PK) 및 약력학(pharmacodynamics, PD) 평가에 큰 장점을 갖고 있으며 비임상단계에서부터 중개연구와 임상시험까지 활용의 폭이 넓다.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시험 개체(실험동물 또는 사람)에 투여한 다음 PET 또는 SPECT를 이용해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의 위치와 농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정량화하면, 필수적인 PK 파라메터를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전신 주요장기에서 약물의 PK(주요장기 분포, 배설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체 조직에서 약물의 농도와 농도에 따른 효과를 직접 평가할 수 있어 기존의 방법론이 가진 문제점을 뛰어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저분자 합성신약뿐만 아니라 항체, 펩티드, 핵산, 세포 등 바이오신약 또는 나노약물전달체의 PK 연구에도 핵의학분자영상이 이용된다.
PET 또는 SPECT와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약물을 이용한 PK 연구는 마이크로도스 시험(microdosing)의 개념에 부합하는데, 최근 들어 신약후보물질의 PK/PD 평가를 위한 탐색적 임상시험에 PET과 SPECT를 이용한 마이크로도스 시험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임상시험 초기(임상 0상 또는 1a상)에 약물의 약리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인체에서 직접 얻게 되어 신약개발의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의 기전 및 개념증명, 용량반응관계 평가를 이용한 용량결정, 치료반응 및 효능 평가와 같은 PD 연구에도 큰 장점을 발휘하며, 이러한 효용성은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의 약효평가에서 특히 잘 나타난다. 일례로, 사람의 뇌는 조직을 채취하거나 직접 접근하는데 제한이 따르므로 표적조직인 뇌에서 약물의 농도와 약물 투여에 따른 효과를 평가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으나, PET 또는 SPECT가 신약개발에 활용된 이후부터 중추신경계 약물의 농도와 농도에 따른 효과를 뇌 조직에서 직접 평가할 수 있게 되어 약물의 작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약리학을 평가하는데 사용하였던 혈장농도 기반 PK/PD 평가기술은 혈장에서 평가한 약물의 농도를 이용하여 약물투여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핵의학분자영상은 신약후보물질의 PK/PD 연구에 적합한 도구로서 기존에 약리학을 평가하는데 사용되어 왔던 기술들의 문제점을 극복하여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여준다.
신약의 연구와 개발은 신약후보물질의 발견 단계로부터 비임상, 임상시험 단계를 포함해 신약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을 거친 신약으로서의 품목허가를 목표로 한다. 한 개의 신약이 개발되는데 필요한 비용은 1조 원, 신약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는 데는 15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영상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분자영상기술이 신약개발에 도입되어 기존의 방법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약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생체 분자영상기술의 종류와 특성은 다음 표와 같다. 각각의 도구마다 서로 다른 특성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단계에 적합한 도구가 선택되어 이용된다.
스펙트럼
해상도
해상도
투여량 단위
(PET)
감마선
( ϒ -ray)
방사성동위원소 치환
정량적 중개연구
(SPECT)
감마선
바이오마커 프로브의 다양성
다중 프로브 영상
정량적 중개연구
(bioluminescence imaging)
(fluorescence imaging)
근적외선
(MRI)
(CT)
핵의학분자영상은 기본적으로 시험하고자 하는 약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방사성동위원소표지약물을 프로브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공간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정량성이 좋아, 다른 도구에 비해 PK 평가에 월등한 장점을 가지며 조직 또는 장기 PK 및 바이오마커 지표 평가가 가능하다. 최근 개발된 PET 또는 SPECT 하이브리드 시스템(PET/CT/MRI, SPECT/CT/MRI 등)은 신약개발의 비임상시험 단계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핵의학분자영상이 신약개발에 활용되는데 있어 가장 큰 효율을 나타내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개발 단계는 PK 및 PD 평가(비임상 시험단계, 임상 0-2상 시험단계)이다.
PK 평가는 약물의 생체 내 동태를 파악하여 약물의 개발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 반드시 필요한 단계이다. 현재까지 약물의 PK를 평가하는 데는 혈장농도 평가 방법론이 주요했다. 혈장농도 평가 방법론은 그 동안 약물의 제형결정, 투여경로 결정, 용량결정, 투약기간 설정 등을 위한 자료를 얻는데 사용되어 왔다. 여기에는 혈장의 약물농도는 조직의 약물농도와 선형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약동학적 동질성(kinetic homogeneity)” 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약물의 투여와 그에 따른 혈장농도와 조직농도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조직의 약물농도는 혈장의 약물농도가 최대에 이르고 난 뒤 시간간격을 두고 최대농도에 이르게 된다. 나아가 약물투여와 약물투여의 효과를 연결 짓는 데는 다양하고 불특정한 요소들이 관여하게 되므로 혈장농도를 바탕으로 조직의 약물농도와 약물투여의 효과를 설명하는 기존의 방법론은 유의한 정도의 오류와 오차를 감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경우에서 약물의 효과는 혈장농도가 아닌 조직농도 또는 시간에 따른 주요장기에서의 약물 농도변화와 더욱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핵의학분자영상은 약물투여에 따른 효과를 설명하는 여러 요소(조직 PK, 바이오마커 등)를 생체 조직 또는 장기에서 직접,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혈장농도 평가 방법론을 이용한 PK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에 더하여, 핵의학분자영상은 진단 목적의 영상기법으로 발달하여 바이오마커 지표 평가에 특화되어 있기도 하므로 PD 평가 및 PK 정보를 이용한 PK/PD 모델링에도 이용될 수 있다.